마음을 다스리는 글

욕심을 비우면 마음보다 너른 것이 없고, 탐욕을 채우면 마음보다 좁은 곳이 없다.
염려를 놓으면 마음보다 편한 곳이 없고, 걱정을 붙들면 마음보다 불편한 곳이 없다.
-공지사항: 육아일기 등 가족이야기는 비공개 블로그로 이사했습니다.

2021년 5월 21일 금요일

주자는 참으로 힘이 세구나 - 2021. 5. 22(토)

장창대: 나리는 사학쟁이니까요. 400년을 이어온 주자의 나라에서 임금도 없고, 부모도 없고, 제사도 안모신다니 그것이 역적의 생각과 무엇이 다른가?

정약전: 주자는 참으로 힘이 세구나.

최근 개봉한 이준익 감독의 "자산어보"라는 영화의 한 대목이다.

정약전은 시대를 앞서가는 사상으로 흑산으로 귀향을 간다. 서학을 통해 실사구시를 깨달은 정약전에게 과거의 관행들은 짐이었다. 뜬구름과 같은 사상과 이념논쟁에 사로 잡힌 당대의 식자층. 삶과 직접 닿아있는 깨알 같은 귀중한 지식들은 오랜 신분제도 아래에서 천한 것으로 취급받았고, 누구도 거들떠 보지 않았다. 그는 그들 사이에서 고민했고, 이를 타파하기 위해서 노력했다. 세상은 이런 고민과 실천을 하는 그를 기존 질서를 타파하는 이단아로 보았다.

개선은 개혁보다 어렵다. 나도 내가 속한 회사에서 무언가 바꿔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동료들이 관행에서 벗어나 문제의식과 개선의지를 갖도록 주제넘게 애를 쓰고 있다.

지난주 나는 한 동료에게 물었다. 이 목적을 위한 이 활동이 적합한 것인가? 검사원으로 사업자의 무허가 활동 여부를 확인하기 위하여 사업자의 수기 기록만 확인하는 것으로 충분한가를 물었다.

길지 않은 토론 끝에 나온 동료의 대답은 "사업자를 신뢰해야한다" 였다.

나는 탄식하며 되물었다. "믿을 거면 검사는 왜 하는 것인가?"

지난주 나는 또 다른 동료에게 물었다. 물리적 확인만으로 사업자의 네트워크 확인이 가능한가?

그 동료는 네트워크를 전자적으로 스캔하는 것은 근거가 없으니 육안 확인만 해야한다고 했다. 미국의 규정도 문맥을 이해해야한다고 했다.

나는 탄식했다. 한주 내내 주자는 참으로 힘이 세구나라는 자산어보의 대사를 되세겼다.

주자란 목적을 생각하지 않고 관행을 고집하는 것을 뜻한다.

주자는 참으로 힘이 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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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 Jeong Ho

Lee, Jeong Ho
Biography: Bachelor: Computer Science in Korea Univ. Master: Computer Science in KAIST Carrier: 1. Junior Researcher at Korea Telecom (2006 ~ 2010) 2. Researcher at Korea Institute of Nuclear Nonproliferation and Control (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