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순이 되신 어머니와 불교성지 순례를 위해서 인도 뉴델리, 아그라, 바라나시, 가야, 라즈기르등을 12일간 여행하고 왔다. 자유 여행을 준비하면서 준비했던 것들과 고민했던 것들, 그리고 여행한 후에 알게된 것들을 정리해두고자 한다.
[인도비자]
인도 입국을 위해서는 비자를 발급받아야 한다. 공항에 도착해서 현지에서 신청해서 발급받는 것도 가능하다고 하는데, 얼마나 많이 기다려야 하는지 알 수 없고, 현지에서 비자발급이 거부된다면 한국으로 비행기를 타고 돌아와야 한다고 한다. 그래서, 온라인 인도비자에서 30일간 여행할 수 있는 비자를 신청해서 갔다. 비용은 겨울이 성수기라 그런지 인당 USD 25를 지불했다. 신청 방법은 유투브 등에 많이 안내되어 있어서 그것을 참조했다. 주의해야할 점은 사진을 등록하도록 되어있는데, 여권의 사진과 다른 사진을 등록해야한다고 한다. 그리고, 신청이 거부되면, 비자발급 비용을 내고 다시 신청해야 한다고 한다. 인도 여행비자는 여행일 한달 전에야 신청이 가능했다. 신청하고 비자를 발급받는 데는 3일 정도 걸렸다. 그리고, 비자는 입국심사소 이외에 숙소 등에서도 요구하는 경우가 있으니 반드시 몇 부 인쇄해서 가지고 가야한다. 나는 인도 여행 한달 전에 인도의 적성국가인 파키스탄을 다녀와서, 인도 비자 신청할 때, 과거 여행한 국가에 파키스탄을 명시했다. 그래서, 이것이 비자를 받는데 장애가 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그렇지는 않았다.
[데이터 로밍]
인도 여행을 위해서 스마트폰은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자유여행은 더더욱 그렇다. 식당이나 관광지들을 찾기 위해서 골목길을 돌아서 가야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구글맵이 안되면, 낭패를 본다. 이번 여행에도 네이버쇼핑에서 매일 500G 씩 20일짜리 eSIM을 43,600원에 구매해서 갔다. 인도는 중국과 달리 구글이나 우리나라 네이버 등을 차단하지 않아서 VPN이 필요하지는 않았다. 숙소에는 대부분 무료 wifi가 제공되었으나, 고장나는 경우가 많아 eSIM 데이터를 종종 써서 인터넷을 해야 했다.
내 경우에는 인도에서 로밍된 스마트폰도 필요했다. 이유는 한국 금융회사들에서 오는 인증문자를 받기 위해서 였다. 나는 환전을 많이 해가지 않고 신한 트래블카드로 현지에서 인도 루피를 인출해서 썼다. 그런데 인도 ATM 고장, 인출금액 제한 등의 문제로 인출이 안되는 경우가 있어, 신한은행의 채팅상담을 해야했다. 이때, 개인인증에 한국에서 오는 문자나 전화를 받아야 했다. 그래서, 이럴때 스마트폰의 로밍을 잠깐씩 켜서 썼다.
그리고, 내 경우는 여행시에 노트북도 필요했다. 숙소에서 다녀온 곳이나 다녀올 곳에 대한 유투브 영상을 어머니와 보기도 했고, 다음 여행지로 가기 위한 기차표 예약이나 숙소예약을 노트북을 이용해서 했다. 스마트폰으로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인도 기차표 예약을 위해서는 많은 데이터를 입력해야 했는데, 아마 노트북이 없었으면, 힘들고 짜증이 많이 났을 것 같다.
그리고, 여행을 다녀와서 알게된 것이지만, 인도 여행시에는 eSIM보다는 현지유심을 사는 것도 고민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대중교통 이용을 위해서 OLA와 같은 앱 사용을 위해서는 인도 현지 전화번호가 필요하다. 대부분 데이터 사용 전용이어서 현지전화번호가 부여되지 않는 eSIM보다는 현지유심을 고민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스마트폰 앱 등]
인도 여행을 위해서 준비해간 앱은 도시간 기차표 예매를 위한 ixigo train, IRCTC Rail Connect와 인도 택시나 툭툭이 이용을 위한 OLA들이었다. 이 이외에 Google Map, Google Gemini, Uber, Airbnb, Whatsapp 등의 앱도 사용했다.
나는 도시간 이동이 필요한 때, 기차를 이용했다. 인도는 도로사정이 좋지 않아, 기차가 훨씬 안전하고 편안했다. 그래서, 기차표 온라인 예매를 위해서 ixigo train과 IRCTC Rail Connect를 준비해서 갔다. 그런데, 막상 기차표를 예매하려니 ixigo train은 오류로 예매를 할 수 없었다. 다행히 IRCTC(Indian Railway Catering and Tourism Corporation) 웹사이트로 예매가 가능했다. 외국인이 IRCTC 회원가입을 위해서는 200루피 가입비를 내야했다. 이런 어플들 설치와 가입은 꼭 여행시작전 국내에서 하길 추천한다. 그리고, 기차표 예매를 위해서 여권번호 등 여러 인적사항 입력을 할때마다 해야했는데, 스마트폰으로는 이런 입력이 불편해서 나는 숙소에서 노트북으로 주로 했다.
여행에서 가장 많이 사용한 앱은 Google Map이었다. 인도는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해서 그런지, 인도의 역이나 특정 지역을 검색하는데 Google Map에 영어를 사용해도 불편함이 없었다. 그런데 가끔 Google Map이 엉뚱한 곳으로 안내해줘서 다시 되돌아 가야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현지에서 목적지를 현지인들에게 확인하며 다녀야 한다. 그리고, 인도 골목길에서 GPS 수신이 안되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길 찾기가 어려웠던 적도 있어서, 무작정 조금 트인 곳으로 나와 길을 찾아서 다시 길을 갔던 적도 있다. 그리고, 기지국 신호가 잡히지 않아 난감했던 적도 종종 있었다. 기차역 같은 번화가여서 기지국의 문제인지 주위에 사람이 너무 많아서 인지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이런 경우 조금 난감했다.
다음으로 많이 사용한 앱은 Google Gemini였다. 생성형 인공지능의 힘을 실감할 수 있었다. 현지에서 궁금한 점이 있으면 Gemini에서 바로바로 물어서 답을 얻을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아그라 성내의 황제 일반 접견실인 디와니암 앞에 "존 러셀 콜빈"이란 영국인의 무덤이 있었는데, 이 사람이 누구인지 별도의 안내판이 없었다. 이런 경우, 나는 궁금증을 바로바로 Gemini에서 물어서 해소했다. 나중에는 영어로 된 안내판이 있어도 대강 읽고, 상세한 내용은 Gemini에게 질문해서 읽었다. 그리고, 그렇게 알게된 것을 어머니에게 다시 설명해드렸다. 생성형 인공지능 앱이 있으면 관광가이드가 별도로 필요하지 않았다.
[대중교통]
도시내 대중교통: 버스와 지하철
나는 인도의 여러 도시를 다녔지만, 버스나 지하철을 탈 수 있었던 도시는 뉴델리 밖에 없었다. 이유는 뉴델리는 Google Map으로 경로를 검색할 때, 버스나 지하철 경로가 검색이 되었는데, 다른 도시들은 대중교통을 이용한 경로 검색이 되지 않았다. 뉴델리에서 지하철은 거리에 따라 다르지만 인당 지하철 표값이 20~40루피였고, 역사내가 쾌적했고 배차간격도 일정했다. 지하철 역내로 들어갈 때, 보안검색을 해야하는 불편함이 있었으나 가장 좋았다. 뉴델리의 시내버스는 배차간격을 알 수가 없었다. 경험삼아 인도 시내버스를 타보려 했다가 차가 오지 않아서 포기했던 적도 있고, 꽤 오랜 시간을 기다려 버스를 탔던 적도 있다. 시내버스 요금은 버스를 타서 차장에게 내야 했다. 정확한 요금 체계는 알 수 없지만, 우리가 탔을 때 인당 15루피를 냈다.
도시내 대중교통: 툭툭이(오토릭샤)와 택시
택시와 툭툭이는 협상만 되면 시내던 시외던 어디던, 새벽이든 밤이든 언제건 데려다 준다. 문제는 가격 협상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인도 시내에서의 이동을 주로 툭툭이를 이용했다. 1km내외의 이동은 걸어서 다녔지만, 3km가 넘는 거리를 걸어서 다니기는 어려웠다. 그리고, 인도의 거리는 신호등도 횡단보도도 없어서 보행자들에게는 위험했다. 거리에 걷고 있는 외국인들을 보면 태워주겠다는 툭툭이 기사들이 수시로 접근해와서 귀찮을 정도였다. 툭툭이 기사들과 가격은 타기 전에 명확하게 하는 것이 좋다. 3km 정도의 가까운 거리도 300루피 이상을 부르는 경우가 많다. 한번은 현지인과 툭툭이를 합석한 적이 있는데 현지인은 50루피 정도를 요금으로 냈다. 외국인에게는 5배 이상을 부르는 것 같았다. 나는 Uber로 툭툭이를 예약해서 다니려고 했지만, 배정이 안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Uber의 요금을 협상의 기준으로 삼을 수 있었다. 요금 협상을 마치고도, 일부 툭툭이 기사는 웃 돈을 요구하거나, 협상할 때 한사람당 요금이었다며 요금을 더 달라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때 현명하게 대처하는 것이 좋다. 요금 분쟁이 있으면 주위 인도사람들, 특히 툭툭이 기사들이 몰려드는데 이런 경우 조심해야한다. 팔은 안으로 굽기 마련이며, 소매치기를 당할 우려도 있다. 100루피 해봐야 우리나라 원화로 2천원이 안된다. 나는 이런 경우 100~200루피 정도를 더 주며, 원만하게 넘기려고 노력했다. (Uber는 툭툭이가 잘 배정되지 않았는데, OLA는 좀 나았으려나 하는 궁금함이 있다. 내 경우에는 인도 현지 전화번호가 배정되지 않는 eSIM을 준비해가서 인도 현지 전화번호가 필요한 OLA를 사용할 수 없었다.)
인도의 택시는 딱 한번 이용해 보았다. 말이 택시지 우리나라 택시와 같은 택시는 아니었다. 하루 전세 승용차였다. 부드가야에서 라즈기르까지 가서 다시 가야로 돌아와야했다. 부드가야에서 라즈기르까지는 80km, 부드가야에서 가야까지도 15km 정도 거리였다. 거기다가 주말이어서 노모를 모시고 인도의 시외버스를 이용하는 것이 감당이 되지 않아서 묶고 있는 호텔에 이야기해서 기사가 딸린 승용차를 3,500루피(약 6만원, 식사 및 입장료 등 미포함)에 빌려서 다녀왔다. 이렇게 협상할 때는, 출발시간, 가야할 경로, 가격 등을 구체적으로 종이에 써서 협상하는 것을 추천한다.
도시간 대중교통: 기차
도시간 이동은 기차를 이용했다. 인도는 도로사정이 좋지 않아 수백km에 달하는 장거리 이동은 기차를 이용했다. 무엇보다 인도 기차내에는 서구식 화장실이 구비되어 있다. 인도 기차는 침대칸, 특석, 에어컨 차량 등 다양한 등급의 좌석이 있다. 기차료를 예매할 때, SL, WL, 3A, CC 등 다양한 약자들을 알아야 한다. 이럴 때, Gemini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인도 기차 예매시 WL이 무슨뜻이야"와 같이 질문하면 그 뜻을 상세하게 설명해 준다. ixigo 앱으로 기차표를 예매할 수는 없었지만, 기차를 검색할 때는 편리했다. 인도는 한 도시에 기차역이 여러 개 있다. 예를 들어, 뉴델리만 해도 "New Delhi Railway Station", "Delhi Juntion", "Hazrat Nizamuddin Delhi" 등이 있다. ixigo 앱에서는 뉴델리의 모든 기차역에서 출발해서 아그라의 모든 역으로 도착하는 기차들을 한번에 검색하는 것이 가능했다. 그래서, ixigo 앱에서 예매할 수 있는 기차들을 검색한 후에, IRCTC 웹사이트에서 예매하는 방식으로 여행을 했다. 그리고, 기차를 예매할 때(숙소를 예약할 때도 마찬가지), Non Aircondition 옵션이 있다면 피하는 것을 추천한다. 이 옵션은 인도의 부유하지 않은 현지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것들인데, 이 옵션을 선택하면 어머어마한 수의 인도 현지인들과 부대껴야 한다것을 의미한다. 외국인으로써 기차표를 온라인 예매하기 위해서는 IRCTC 웹사이트 가입을 해야했는데, 가입비가 200루피 들었다. 그래도, 현지 역에 가서 직접 기차표를 사는 것을 생각하면, 이것이 편리하다. 그리고, 기차표는 최대한 빨리 예매하는 것을 추천한다. 내 경우 기차표를 구할 수 없어서 여헁계획을 바꿔야 했다.
[비상약]
인도를 여행할 때, 비상약은 반드시 필요하다. 나는 여행이나 출장을 갈 때, 비상약을 준비해가지만 실제 먹는 경우는 별로 없었다. 선진국만 다녀서 그런 것이 아니라, 중국, 파키스탄 등 개도국이나 티벳 같은 오지를 여행할 때도 마찬가지 였다. 이번 여행은 일흔이 넘은 어머니와 같이 가는 여행이라서 더더욱 약을 많이 챙겼다. 진통제, 종합감기약, 정로환 등 설사약 등이다. 12월의 북인도는 낮 최고기온이 섭씨 23도이상 밤 최저기온이 섭씨 8도 정도로 일교차가 커 감기걸리기 딱 좋은 날씨였다. 그리고 여름에 40도 이상 올라가는 인도의 호텔(나는 3성급 이상 호텔에 묶었다) 등 숙소들은 추위에 대한 대비가 별로 되어 있지 않다. 나는 심한 감기에 걸리지 않았지만, 약한 감기로 편두통이 있어서 진통제를 좀 먹었다. 문제는 물갈이라고 하는 설사를 동반한 배 앓이였다. 나는 인도에서 두껑이 밀봉되지 않은 생수이외에는 절대 마시지 않기를 강력하게 권고한다. 현지 식당에서 제공되는 물도 마시지 않기를 권고한다. 어머니는 인도의 고급식당에서 제공되는 물을 마셨다가 물갈이를 심하게 겪었다. 그래서, 인도 약국에서 오플록사신(Ofloxacin)을 사서 먹었다. 한국에서 가져간 설사약이 통하지 않는 이유는 이들 설사약에는 항생제가 들어있지 않기 때문인 듯 했다. 인도 시내 곳곳에 있는 약국에서는 처방전 없이 오플록사신 등을 구입할 수 있다. 3일치를 처방받는데 100루피 정도했다. 그리고, 인도 약국에서 약을 사서 먹을 때, 영수증을 꼭 달라고해서 보관하는 것을 추천한다. 그래야 나중에 부작용 등으로 문제가 생겼을 때, 어떤 성분 때문인지 알 수 있다.
[짐싸기]
인도 여행을 위해 짐을 쌀 때는, 최대한 가볍게, 꼭 필요한 것들만 이라는 원칙을 조금 더 철저히 지킬 필요가 있다. 그리고 캐리어를 가져갈 생각이면 다시 생각해볼 것을 강력히 권고한다. 인도 길거리는 길의 포장도 문제지만 똥과 다양한 오물들이 즐비해서 걸음도 신경써야 한데, 캐리어를 끌고 다니면 더더욱 문제가 커진다. 그래서, 백팩으로 짐을 싸는 것을 추천한다. 나는 큰 등산가방과 작은 보조가방, 그리고 지갑와 핸드폰을 넣고 다니기 위한 슬링백을 준비해서 가지고 갔다.
인도 여행시 필요한 것, 두가지는 침낭과 멀티탭이다. 인도는 전반적으로 위생 문제가 많다. 벌레도 그 중 하나다. 숙소들 중에는 침구에 이나 벼룩이 있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침낭이 필요할 수 있다. 겨울이라고 하나 외부와 환풍구가 뚤려있는 방에는 모기가 대충 잡아도 10여마리는 있었다. 방에 들어가자 마자 프론트에 이야기해서 모기약을 방에 뿌려달라고 해야할 정도였다. 그리고, 겨울에 북인도는 미세먼지로 공기질이 안 좋기로 유명하다. KF-94 마스크도 꼭 준비해 가야한다. 그리고, 인도는 우리나라와 달리 벽에 콘센트가 많이 설치되어 있지 않다. 출입문 옆 벽에 전등 스위치와 같이 콘센트가 설치된 경우가 많다. 그리고, 이들 콘센트 중 고장난 경우도 종종 있다. 그래서 멀티탭이 필수다.
[환전]
인도는 현금이 상당히 많이 필요하다. 인도에서는 마스터카드와 같은 신용카드가 안되는 경우도 많거니와 타지마할 같은 관광명소에서도 인당 천루피가 넘는 입장료를 현금으로 내야 했다. 많은 현금을 찾아서 다니는 것은 소매치기 등으로 분실할 수 있으므로 추천하지 않는다. 나는 현지에서 달러를 환전해서 쓸 요량으로 약간의 미국 달러, 과거 인도를 여행했을 때, 남은 루피 등을 가지고 갔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현지에서는 필요할 때마다 루피를 찾아서 쓰기 위해서 신한 트래블카드를 준비해 갔다. 인도 현지 ATM은 고장, 현금부족 등 문제로 인출이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그리고, 인도 현지 은행의 정책으로 최소 만루피(약 17만원) 이상 인출해야 한다는 사실도 알아내기가 쉽지 않았다. 그리고, 인도를 여행할 때 소매치기는 항상 조심해야한다. 어머니는 소매치기를 한번 당했는데, 인파가 많은 곳에서 지갑을 꺼내서 돈을 꺼내는 일은 정말 조심해야 한다. 현금과 두가지 이상의 카드는 항상 분산해서 가지고 다녀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