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다스리는 글

욕심을 비우면 마음보다 너른 것이 없고, 탐욕을 채우면 마음보다 좁은 곳이 없다.
염려를 놓으면 마음보다 편한 곳이 없고, 걱정을 붙들면 마음보다 불편한 곳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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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6월 15일 목요일

손씻기와 전염병 - 2017. 6. 16(금)

1840년대 비엔나 종합병원에는 두 개의 산부인과가 있었다. 첫 번째 산부인과에서는 약 10%의 산모가 출산이나 유산 후 생식기 감염으로 인한 산욕열로 사망했다. 반면, 두 번째 산부인과에서는 약 4%만이 산욕열로 사망했다. 첫 번째 산부인과의 평판이 나쁜 나머지 출산을 하러 오는 산모들은 두 번째 산부인과로 배정해달라고 간청하기까지 했다.

1846년부터 비엔나 종합병원 산부인과 과장으로 일한 이그나즈 제멜바이스(Ignaz Semmelweis)는 첫 번째 산부인과의 산욕열로 인한 사망율이 높은 이유를 밝혀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리고 두 산부인과의 차이를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측면에서 비교하기 시작했다. 설비, 가구, 환자 수, 온도, 심지어 의료인력의 종교까지 파악했으나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그러다 1847년 제멜바이스 친구 의사가 의대상의 실수로 메스에 베인 후 죽는 사고가 발생한다. 죽은 친구 의사를 부검한 결과 첫 번째 산부인과에서 죽은 산모들과 비슷한 병변이 발견되었다.

제멜바이스는 여기에서 두 산부인과의 또 다른 차이를 깨달았다. 첫 번째 산부인과에서는 의대상들을 가르쳤지만, 두 번째 산부인과에서는 조산사들만 가르친다는 것이다. 의대생들은 시체를 해부한 다음 첫 번째 산부인과로 와서 산모들을 치료했던 것이다. 조산사들은 시체를 해부하지 않았다.

그는 이 사실을 바탕으로 논리적 도약을 했다. 시체를 해부한 의대생들의 손에 보이지 않은 사체 입자를 묻혀와 산모들을 감염시킬 수 있다는 가설을 세웠다. 그리고 제멜바이스는 시체를 해부한 의대생들의 손을 일반적인 비누가 아니라 강력한 세척력을 가진 세제인 클로르석회 용제로 씻도록 했다. 그러자 산부인과 산모 사망율이 90% 감소했다.

제멜바이스는 이 사실을 널리 알렸다. 그러자 유럽의 주요 산부인과 의사들은 그의 주장이 비과학적이고 증거가 부족하다며 조롱했다. 그들에게 제멜바이스의 주장은 의사들이 자신도 모르게 환자들을 죽이고 있다는 사실을 의미했다.

결국 그는 47세가 되던 1865년 강제로 정신병원에 감금되었고, 그 2주 후에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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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 Jeong Ho

Lee, Jeong Ho
Biography: Bachelor: Computer Science in Korea Univ. Master: Computer Science in KAIST Carrier: 1. Junior Researcher at Korea Telecom (2006 ~ 2010) 2. Researcher at Korea Institute of Nuclear Nonproliferation and Control (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