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세상 - 2014. 4. 21(월)

오랜만에 친정회사 사람들을 만나 최근 언론을 떠들석하게 만든 구조조정 이야기를 들었다. 구조조정이란 특별명예퇴직 신청을 통한 인력감축을 뜻한다.

구조조정 발표를 하기 얼마전 사내 게시판부터 시스템 점검을 이유로 폐쇄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다음 순서로 전 직원에 대한 휴가를 통제한다는 본사 방침이 공문으로 하달되었다고 한다. 결재자의 결재를 득하지 않고 휴가신청만 하고 휴가를 가는 사람에 대한 징계조치를 취하겠다는 내용이었다고 한다. 이는 구조조정 대상자가 특별명퇴 기간동안 휴가를 내고 신청을 피하는 것을 막기 위함이라고 한다.

그리고, 구조조정 계획이 각 사업소로 본격적으로 하달되었다고 한다. 구조조정 계획에는 각 사업소의 장이 특별명퇴 신청을 받아야하는 직원의 명부가 포함되어 있었고, 이는 개별면담을 통해서 개개인에게 전달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계획이 하달된 날 전 사업소의 옥상문은 모두 잠겼다. 만일에 있을 농성 등 불미스러운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그리고, 명퇴대상인 사람이 명퇴신청을 하지 않은 경우 이들을 특정 본부로 인사발령을 낸 후에 그 본부를 분사시켜 부도내는 방법으로 정리한다는 소문이 돌았다.

내부 직원들은 구조조정 계획이 하달된 사실 자체보다도 그것이 진행되는 방법에 더 놀랐다고 한다. 구조조정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지만, 이번 구조조정은 이전과는 진행방식의 세심함이 차원이 달랐다고 한다. 바로 S사의 구조조정본부의 작품이었다고 한다.

누구를 짓밟아야만 내가 설 수 있는 세상의 무서움에 치가 떨렸다. 집에 돌아와서 해원이의 얼굴을 보며, 해원이가 살아가야하는 세상이 이런 세상이 아니었으면 하는 생각이 간절하게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