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다스리는 글

욕심을 비우면 마음보다 너른 것이 없고, 탐욕을 채우면 마음보다 좁은 곳이 없다.
염려를 놓으면 마음보다 편한 곳이 없고, 걱정을 붙들면 마음보다 불편한 곳이 없다.
-공지사항: 육아일기 등 가족이야기는 비공개 블로그로 이사했습니다.

2013년 10월 4일 금요일

다시 찾은 속리산 - 2013. 10. 3(목)

거의 2년 만에 속리산을 다시 찾았다. 지난번 속리산 문장대에 올랐을 때, 경치가 너무 좋아서 다음에 꼭 아내에게 보여주리라고 다짐했었다. 그러나, 이번에 아내와 함께 오지 못하고 회사동료들과 함께 올랐다.


내가 간식을 준비하고, 동료 한분이 차를 다른 동료 한분이 하산해서 식사를 맡기로 역할 분담을 했다. 전날 아내가 야근이라 나는 해원이를 데리고 식료품점과 김밥집을 오가며 간식을 준비했다. 내가 준비한 간식은 개인별로 스포츠음료 1병, 오이 2개, 사과 2개, 영양갱 2개, 초코바 2개, 김밥 2개였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김밥집인 고인돌이 문을 닫은 이후 내가 가는 동네 김밥집에 갔더니 내일 점심때 먹을 김밥은 지금 사면 상할 수 있다고 하셔서 빈손으로 돌아왔다. 그래서, 출발하기 전에 시청역 근처 24시간 김밥집에 들러 김밥을 샀다. (같이 산행을 간 동료 한분은 내가 지난번 산행때 준비한 고인돌 김밥을 기억하시고 이번 김밥도 거기서 사온 것이냐고 물어봐주셨다.)

아침 6시 반에 회사 동료들과 만나서 속리산으로 출발해 아침 8시부터 산행을 시작했다. 속리산을 올라본 경험이 있는 내가 이전에 내가 올랐던 경로를 따라 안내자 역할을 했다. 법주사에서 세심정, 세심정에서 문장대, 문장대에서 천황봉, 천황봉에서 다시 세심정을 거처 법주사로 내려오는 16km에 달하는 경로였다.

지난 번 혼자 올랐을 때와는 달리 같이 간 회사동료들과 이야기 꽃을 피워 가며 오르다 보니 산행이 금방이었다. 법주사에서 세심정까지의 지루한 길도 길게 느껴지지 않았다.

세심정을 지나쳐 산길로 드러서는데 누군가 세심정 안에서 누군가 내 이름을 불렀다. 프랑스 파리를 같이 다녀온 적이 있는 KINGS의 김수용실장님이셨다. 예상하치 못한 곳에서 만나뵈니 만가웠다. 김실장님께선 일행분들과 세심정에서 막걸리를 마시고 계셨다. 술을 드시고 어찌 산을 오르시려 하냐고 물으니 김실장님께선 상고암까지만 가실 계획이라고 하셨다. 문장대를 거쳐 천황봉으로 가서 내려올 거라는 우리 계획을 말씀드렸더니 프랑스에서도 빡시게 다니더니 여기서도 빡시게 다닌다고 하시며 웃으셨다.

예상치 못한 반가운 분을 뒤로 하고 반가운 산을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가져온 간식을 먹어가며 두시간 만에 문장대에 올랐다.







전날 비가 온 덕분에 하늘은 정말 화창했다. 비가 깨끗이 얼굴을 씻겨 놓은 하늘에 막 떠오른 햇살이 멀리까지 비추어 문장대에서 바라본 풍경은 다시 볼 수 없을까 걱정이 될 만큼 절경이었다. 지난번 처럼 문장대가 느끼게 해주는 감탄을 아내에게 말로라도 전하고자 아내에게 전화를 했다. 아내는 새벽에 말도 없이 사라진 나를 책망했으나, 나는 속으로 다음에 꼭 아내에게 이 절경을 보여주리라는 다짐을 했다.










뒤로 하기가 아쉬운 문장대를 뒤로하고 11시쯤 천황봉으로 향했다. 천황봉으로 가는 길에 함께 산행을 온 중년부부를 만났다. 속리산을 많이 와 보신 아주머니가 초행이신 남편을 안내하고 계셨다. 그 아주머니께서 문장대에서 천황봉을 가는 능선 사이사이 경치가 좋은 바위들이 많으니 잘 활용하라는 조언을 해주셨다. 능선을 따라 가면서 아주머니가 나타나시는 곳 마다 길을 비집고 들어가보면 정말 절경이 나타났다. 그런 곳들에서 절경을 감상하며 준비해간 간식을 먹으며 산행을 계속했다.











쉬엄쉬엄 속리산이 보여주는 절경을 감상해가며 천황봉에 도착하니 한시반쯤이었다. 좁은 바위 봉우리에는 구석구석 산행객들이 자리잡고 있었다. 천황봉에서 멀리 보이는 문장대를 바라보며 우리가 걸어온 길을 뿌듯하게 바라보았다.






천황봉에서 법주사로 내려오니 어느덧 오후 네시가 되었다. 법주사의 대표적인 국보인 팔상전은 보수 중이었다. 다른 국보들인 석연지와 쌍사자 석등을 둘러보고 오후 5시쯤 대전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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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 Jeong Ho

Lee, Jeong Ho
Biography: Bachelor: Computer Science in Korea Univ. Master: Computer Science in KAIST Carrier: 1. Junior Researcher at Korea Telecom (2006 ~ 2010) 2. Researcher at Korea Institute of Nuclear Nonproliferation and Control (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