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다스리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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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9월 29일 일요일

우리 아이에게 약 안전하게 먹이기 - 2013. 9. 30(월)

약을 흡수하고 분해하고 배출하는 아이들의 신체기관들은 아직 성숙해있지 않기 때문에 아이에게 약을 먹일 때는 훨씬 더 주의를 기울여야한다.

약 이름에 쓰여져 있는 어린이용, 소아용과 같은 글귀를 보고 아이들을 위해 특별히 만들어진 약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사실 그러한 경우는 많지 않다. 대부분, 어른들 약을 아이들이 먹기 쉽게 가루나, 시럽 형태로 만든 것들이다.

약을 개발할 때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임상 시험을 하기 어렵다. 그래서, 성인을 대상으로 임상 시험한 결과를 가지고 몸무게, 키 등 신체조건과 나이를 고려하여 용량을 줄여서 먹이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부모들이 한가지 더 주의해야할 점은 여러 종류의 약을 한꺼번에 처방 것(다제 처방)이다. 우리나라는 다제 처방 비율이 매우 높은 편이다. 감기약을 예로 들어보면, 항생제, 콧물약, 기침약, 해열제, 정장제까지 섞어서 가루약과 시럽으로 처방된다. 2009년도 우리나라의 처방전당 의약품 수는 4.03개로 OECD 평균 2.16개에 비교해 두 배 가까이 많다. 이러한 다제 처방은 약제비 증가도 문제지만, 약물간의 상호 작용이 우려스럽다. 이 약 저 약을 한꺼번에 섞고 부수어 조제하는 나라는 세계에서 드물다.

아이에게 약을 안전하게 먹이기 위한 몇가지 주의해야할 점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약이 꼭 필요한 경우인지 확인한다.
아이에게 조금의 이상이 생겨도 부모는 행여 큰 탈이라도 난 것이 아닐까 어쩔 줄 몰라한다. 이것이 부모의 마음이다. 그래서 아이가 가장 많이 먹이게 되는 약이 감기약이다. 콧물이 좀 흐르고 기침을 좀 하고 열이 오르기 시작하면 부모들은 대부분 아이를 병원으로 데리고 간다.

그런데 2005년 미국 중독노출조사계(Toxic Exposure Surveillance System, TESS)는 기침약, 감기약, 콧물약인 항히스타민제를 먹은 어린이 중 필요이상으로 많이 먹었거나 부작용이 있었다고 보고된 사례가 8만건이 넘는다고 밝혔다. 심지어 미국 FDA는 1969년부터 2006년까지 어린이 122명이 감기약을 먹고 숨졌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런 이유 때문에 2008년 미국 FDA는 만 2세 미만의 어린이에게 감기약을 먹이지 못하도록 금지시켰고, 캐나다와 영국은 2009년 6세 미만 어린이에게 감기약을 먹이면 안 된다는 지침을 발표했다. 우리나라도 만 2세 미만 아이에게 감기약 시럽제를 먹일 수 없다.

감기는 보통 저절로 낫는다. 충분히 물을 마시고 적당히 쉬는 것보다 더 좋은 약은 없다. 감기약이 결코 폐렴이나 합병증을 예방해주는 것은 아니다. 불가피하게 감기약을 먹일 수 밖에 없다면 물을 많이 먹이는 것이 좋다. 물을 많이 먹이면 약이 빠르게 대사, 분해된다.

2. 약은 최소 용량부터 먹이고 정확한 용량을 먹인다.
약을 많이 먹인다고 병이 더 빨리 낫는 것이 아니다. 초과된 용량은 오히려 약물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어린이는 몸무게가 적고 장기가 덜 성숙돼 있으므로 최소 횟수, 최소 용량부터 먹이기 시작해야한다. 그리고 계량 스푼 계량컵 등을 이용해 정확한 용량을 먹이도록 하자.

3. 약과 함께 약국에서 받은 시럽병과 계량스푼은 씻어서 사용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시럽 병과 계량스푼 그리고 이런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의 위생 검사나 관리를 하지 않는다. 병원이나 약국에서 시럽 병이나 계량 스푼을 씻어주지도 않는다. 당연히 먼지나 이물질이 묻어있을 확률이 높기 때문에 반드시 씻어서 써야한다.

4. 미리 약을 섞어두지 말자
가루약과 시럽약을 미리 섞어달라고 하는 부모들이 많다. 약은 대부분 화학약품이므로 미리 섞어둘 경우 어떤 화학반응이 일어날지, 이것이 약 효과나 안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연구된 바가 없다. 약은 되도록 먹이기 직전에 섞는게 그나마 안전하다.

5. 약의 보관에 주의하자
약을 받으면 무조건 냉장고에 넣는 사람이 많다. 일부 항생제는 냉장고에 보관해야하지만 사실 약의 대부분은 그늘진 곳에 보관해야 한다. 오히려 냉장고에 보관하면 습기때문에 효과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조제한 약이 남은 경우 나중에 또 먹이려고 보관하는 경우도 있다. 어린이 약은 대부분 여러 약을 섞어서 조제한 것이므로 시간이 흐르면 안전성을 확신할 수 없다. 따라서, 복용이 끝난 약은 미련 없이 버려야 한다.

- 식후 30분에 읽으세요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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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 Jeong Ho

Lee, Jeong Ho
Biography: Bachelor: Computer Science in Korea Univ. Master: Computer Science in KAIST Carrier: 1. Junior Researcher at Korea Telecom (2006 ~ 2010) 2. Researcher at Korea Institute of Nuclear Nonproliferation and Control (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