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송은 가장 큰 석유의 소비원인이다. 운송을 위하여 세계 석유의 60% 가량이 소비된다.
1973년과 1979년의 두 차례에 거친 석유파동으로 인하여 북아메리카와 유럽에서는 석유 소비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이루어졌다. 석유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건축물 단열에 대한 새로운 규제가 마련되었으며, 엔진용 연료에 더 무거운 세금이 매겨지는 등의 조치가 취해졌다. 이로써, 더 경제적인 내연기관이 개발되었으며, 석유 이외의 다른 에너지원의 개발(원자력 등)이 장려되었다. 이러한 조치와 노력으로 인하여 유럽의 경우 2003년이 되어서야 1979년의 석유 소비 수준을 회복할 수 있었다.
석유파동으로 인하여 난방, 전력생산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석유 소비가 억제되었지만, 운송분야에서 만큼은 예외였다. 기술의 발전으로 자동차의 연비가 개선되기는 했지만, 자동차의 일반화(특히 개인용 자동차의 일반화)로 인한 총 연료소비량은 폭증했다. 지난 50년 동안 자동차는 9배나 증가했다. 1956년 전 세계 자동차는 1억대였지만 2007년도에는 10억대가 넘었다.
이러한 경향은 석유가격이 베럴당 140달러에 달한 2008년 이후에도 계속되었다. (2000년에 베럴당 약 15달러였다.) 유가의 고공행진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보급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자동차를 이용한 이동거리가 그리 멀지 않다는 것이다. 유럽에서 자동차를 이용한 이동거리의 50%는 3km 이하, 25%는 1km 이하, 12% 정도는 500m 이하라고 한다. 즉, 고유가로 인한 경제적 영향이 자동차 소유를 포기할 만큼 크지 않다는 것이다.
자동차를 이용한 이동의 대다수는 자전거로도 무난히 이동할 수 있는 거리이다. 실제로 자전거는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예를 들면 프랑스 사람들의 90%가 자전거 전용도로에 대하여 찬성하고 있고, 이들 중 2/3가 자동차 대신 자전거를 선택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말과 행동 사이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프랑시 국민의 1인당 연간 자전거 이용거리는 평균 87km에 지나지 않으며 (하루에 고작 200m), 한국의 경우에는 아직 공식적으로 1인당 자전거 이용거리를 체계적으로 통계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희망적인 것은 모든 국가에서 이러한 현상이 동일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덴마크나 네덜란드에서 1인당 연간 자전거 이용거리는 약 1,000km에 이르며, 벨기에나 독일도 300km에 이른다. (나의 경우 지난 4월 부터 약 2개월 동안 거의 매일 20km씩 출퇴근 하고 있다. 2개월 동안 800km 정도를 자전거로 이동했다.)
네덜란드의 국회와 우리나라의 국회
운송의 석유 의존도 억제를 위하여 거창한 기술혁신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다. 우리 모두의 작은 실천이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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