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다스리는 글

욕심을 비우면 마음보다 너른 것이 없고, 탐욕을 채우면 마음보다 좁은 곳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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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육아일기 등 가족이야기는 비공개 블로그로 이사했습니다.

2011년 9월 14일 수요일

내가 하고 싶은 투자 - 2011. 9. 14(수)

손자를 부자로 만들어줘라, 김철상(주식투자 전문가)

어느 20대 후반 청년의 할머니에 관한 실제 이야기이다. 1980년 어느 날, 이 청년이 태어나자 할머니는 증권사를 찾아갔다. 할머니는 손자 명의로 증권 계좌를 만들고 증권회사 직원에게 다섯 종목을 사달라고 했다. 그리고 손자가 성장해서 성인이 될 때까지 아무도 그 주식에 손을 대지 못하도록 은행에 신탁했다.

할머니가 1990년대 중반에 돌아가시고 손자는 학교를 마친 뒤 사회 생활을 하게 되었다. 27년이 지난 올해 초, 할머니가 만들어준 계좌를 확인했을 때 이 청년은 할머니의 선견지명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고 한다. 자신의 명의로 된 계좌에 들어 있는 주식의 자산 가치가 수백 억원으로 불어나 있었기 때문이다.

1980년부터 2007년까지의 기간에 우리 경제는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1980년대에는 경기 호전과 함께 주가가 가파른 상승을 했다. 하지만 1989년 이후 정체 과정에 접어든 주가는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에 의한 주가 폭락과 대기업 부도 사태를 체험했다. 2000년 이후 기술주 버블을 거치는 등 주식 투자자들에게는 순탄치 않은 기간이었음에도 이 청년의 계좌에 들어 있던 주식 가치는 수백 배나 불어난 것이다.

기적 같은 일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실제 주식의 의미를 알고 보면 지극히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청년의 할머니는 이미 오래 전에 이 사실을 알고 있었으며 1~2년의 단기간이 아닌 20~30년의 긴 기간이면 적은 금액이라 할지라도 천문학적인 자금으로 증식된다는 것을 예견했던 셈이다.

국가 경제는 끊임없이 성장을 하기 마련이다. 경기가 나쁠 때는 비교적 늦은 속도로 성장을 하고, 경기가 좋을 때는 빠른 속도로 성장을 할 뿐 후퇴하는 법이 없다. 그런데 경제 성장을 주도하는 주체는 바로 생산을 담당하는 기업이므로 한 나라의 경제가 성장을 하는 한 기업들이 부가가치를 늘리면서 성장할 수밖에 없고 그에 따라 주가는 꾸준히 오르게 된다.


20~30년 후를 내다본 할머니의 지혜

다만 사업의 유형이나 경영자 또는 기업의 경쟁력에 따라 어떤 기업은 망해 사라지고 어떤 기업은 더욱더 성장하게 되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그러므로 한 나라의 경제를 이끌 만한 역량과 규모가 있고, 경영자가 믿음직하며, 사업 확장에 무리를 하지 않는 경영자가 이끄는 대표 기업에 투자를 하면 된다.

그래서 할머니는 이건희 회장의 삼성그룹, 최종현 회장의 SK, 박태준 회장의 포스코, 신격호 회장의 롯데, 그리고 국민주의 하나인 국민은행을 선택해 주식을 나눠 산 것이다. 그러나 앞의 회사들처럼 빠른 성장을 구가했던 현대나 대우 등의 기업은 선택하지 않았다는 점이 참으로 깊은 의미를 남긴다.

경제가 성장하면 기업들도 성장한다. 그러니 경제 성장을 주도할 기업, 그것을 리드해가되 무리하지 않아 실패할 가능성이 적은 경영자를 선택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다만 기업이 돈을 벌고 성장을 하기까지는 기업이 돈을 벌 수 있는 충분한 기간이 지나야 한다. 그래서 1~2년 짧은 기간을 내다보지 않고 20~30년의 긴 시간이 흐르면 그 기업들의 성장은 갓 태어난 손자의 성장만큼이나 빠를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최근 주가가 오르면서 많은 사람이 주식 투자에 관심을 두고 있지만, 단순히 오르는 시세에만 관심을 둘 뿐 그 시세의 이면에 바탕을 이루는 기업에 대해서는 소홀히 생각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주식을 하나의 사업으로 보지 않고 싼 가격에 사서 비싼 가격에 파는 장사꾼의 입장에서만 대하고 있다. 이렇게 하는 투자는 10 중 7~8이 실패하기 마련이다.

경제가 성장하려면 반드시 경제 성장의 주체인 기업이 커야 하고 기업이 성장을 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기다려줌으로써 먼 훗날 성장의 결실을 얻으려고 했던 할머니의 지혜를 이해한다면 주식 투자는 성공한다.

* 시사저널 924호(2007년 7월 2일, 월)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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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 Jeong Ho

Lee, Jeong Ho
Biography: Bachelor: Computer Science in Korea Univ. Master: Computer Science in KAIST Carrier: 1. Junior Researcher at Korea Telecom (2006 ~ 2010) 2. Researcher at Korea Institute of Nuclear Nonproliferation and Control (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