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 출장을 갔을 때 있은 일이다. (러시아의 여행이 최악이었다는 뜻은 아니다.)
러시아의 화장실은 우리나라가 예전에 그랫듯이 정말 지저분하다. 거리의 공중화장실은 들어가는 것이 무서울 정도로 끔찍했다. 남자인 내가 그랬으니 여자들은 오죽하겠는가.
러시아에 나와 같은 일로 출장을 온 분들 중에 호주, 브라질, 불가리아 등에서 오신 분들은 여자분들이었다. 출장온 분들과 함께 모스크바로 주말에 관광을 갔을 때 이 여자분들은 모스크바 대학 앞에 있는 끔찍한 화장실을 차마 이용하지 못했다.
그래서, 이 여자분들은 인솔자인 러시아 분에게 좀 깨끗한 화장실에 들러 줄 것을 요청했다. 그런데 인솔자는 돌아가는 길에 화장실에 들르기 위해 버스를 정차하기 힘드니 그냥 참고 이용하길 권했다. (모스크바에서 오브닌스크로 오후 5시 전에 도착해야했다. 5시를 넘기면 우리가 타고온 버스를 대여한 요금을 더 내야했다.)
하지만, 여자분들은 그럴 수 없다고 했다. 호주분은 근처에 있는 사설 공중화장실(25루블 정도 요금이 있었다.)을 가보았으나 역시 너무 더러워 요금을 지불하였지만 이용하지 못하고 돌아왔다.
남자들은 여자분들과 인솔자와의 화장실 논쟁에 끼여들지 않았다. 내가 유일하게 근처에 모스크바 대학이 있는데 거기 화장실을 이용하면 되지 않느냐는 제안을 했다. 하지만 모스크바 학생이 아니면 출입할 수 없다고 했다.
결국에는 돌아가는 길에 맥도날드가 있는 상가 근처에 버스를 잠시 정차시키고 여자분들은 관리가 제대로 되고 있는(?)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었다.
이후 나는 이들과 함께 어울려 저녁을 함께 먹었다. 당연히 지금까지의 최악의 여행경험이 화제로 떠올랐다.
어떤 분은 베트남의 화장실을 "바닥에 뚫어 놓은 구멍"에 불과하다면서 이야기했고, 또 다른 사람은 휴지없이 왼손으로 뒤처리를 해야하는 인도의 화장실을 이야기 했다.
마지막에 나도 한마디를 했다. 지금까지 이야기한 모든 화장실이 그래도 다 일인일실이지 않느냐며 내가 경험해본 다인일실인 화장실에 대한 경험을 이야기했더니 사람들은 내 이야기에 경악했다.
그랬다. 티벳의 화장실은 땅바닥에 그냥 구멍을 여러개 뚫어놓은게 전부다. 다른 사람과 함께 눈을 마주치면서 볼일을 볼 수 있다.
내 이야기로 좌중은 박장대소 했으며, 내 여행경험이 Worst가 되는 영광(?)을 안았다. 덕분에 티벳을 좋아하는 이유가 한가지 더 늘었다.
Toilet in Tib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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