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명 가까운 청중을 상대로 웃긴 이야기를 해보라는 주문이 나에게 떨어질 것 같아서 준비를 했다. 정말 재미있는 이야기로 청중을 즐겁게 해줄 자신이 솔직히 없었다. 검색을 통해 찾아낸 재미있어 보이는 이야기들도 되새기면 되새길수록 재미가 없어보였다.
그래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 청중을 즐겁게 만들기 보다는 재미있는 이야기랍시고 한 이야기에 대한 청중의 반응이 시큰둥할 때, 면피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했다.
떠오른 한 방법이, 인질 개그다.
인질 개그란 청중 중에 한 사람을 준비한 개그가 재미가 없을 때, 책임을 공유할 수 있도록 인질로 삼고 개그를 시작하는 것이다.
시작하기 전에 청중에게 이런 나의 고민을 먼저 말을 했다.
웃길 자신이 없어서 인질 개그를 준비했고, 인질 개그란 이러이러한 것이라고.
그리고, 청중 중에 좀 높은 위치의 사람에게 두가지 이야기를 준비했으니 선택을 하시라고 요청한다.
첫번째 이야기를 선택하든, 두번째 이야기를 선택하든 똑같은 이야기를 한다.
재미있어하면 다행이지만, 재미없어하면 아 이럴 것 같아서 인질개그를 준비했노라고 얼버무린다. 청중이 다른 이야기를 해보라고 하면, 다른 이야기란 없다고 이야기한다.
한번의 아이디어로써 청중에게 약간의 색다름으로써 어필을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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