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페스티벌에 다녀왔다. 페스티벌의 한 전시부스에서 볼펜 조립세트를 선물로 주어서 받아왔다. 집에서 열어보니 여러가지 색깔의 볼펜 부품과 볼펜 심들을 조립할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포장재를 뜯어내고 빨리 조립해보고 싶어하는 아이들에게 나는 한마디 했다.
"색깔을 맞추어야지"
아이들은 내 말의 뜻을 알아듣지 못한채 스프링이며 볼펜 부품의 포장재를 뜯기 바빴다. 포장재를 다 뜯은 아이들은 그제서야 조립방법이 궁금해졌는지 나에게 물었다.
"아빠 이거 어떻게 하는거야?"
내가 색깔을 맞추어 하나의 볼펜을 볼펜대, 누름단추, 볼펜머리, 볼펜심을 조립하는 시범을 보였다. 색깔을 맞추어야 한다는 말을 해주지 않고 그냥 행동으로만 보여주었다.
먼저 딸아이가, 나의 조립시범의 주요 부분을 알아채고는, 자기가 하겠다고 나섰다. 내가 시범을 보여준 순서대로 손에 잡히는 대로 볼펜을 조립하기 시작했다. 주황색 볼팬대에 연두색 볼펜머리 등등.
둘째는 나와 누나가 하는 조립법을 보고 따라하기 시작했다. 역시 색깔 맞추기는 제쳐둔 채...
이걸 아이들의 창의력이라고 불러야하는지 무개념이라고 불러야하는지..
그렇게 10개 볼펜의 조립을 마친 딸 아이가 자기가 조립한 볼펜을 하나 집어들더니 종이에 볼펜이 잘 나오는지 그려보더니, 깨우쳤다.
"아빠 이거 무슨 색이 나오는지 어떻게 알아?"
내가 대답했다.
"그래서 색을 맞추어야 하는거야"
딸이 가볍게.. 10개나 되는 볼펜을 다시 분해하고 재조립해야하므로..
"아 몰라"
인보사도, 세월호도, 삼풍백화점도, 성수대교도, 의벽검색도 따지고 보면 이런 식으로...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