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0월 19일 토요일

조언과 간섭 - 2019. 10. 19(토)

해원이와 같이 대전 서구청에서 연 미술대회에 다녀왔다. 이번 미술대회는 "경제야 놀자"라는 주제로 열렸다.

해원이는 아무 준비 없이 순수하게 참가에 의미를 두고 미술대회에 참가한다. 주제를 듣고 혼자서 생각해서 그려보라는 것이다. 무엇을 어떻게 그릴 꺼냐는 질문에 해원이는 돼지 저금통에 저금하는 그림을 그리겠다고 했다. 대회 주최측에서 나눠준 도화지 중앙에 커다랗게 동그라미 몇 개로 돼지 얼굴과 눈과 코를 그리더니 돼지 앞발을 돼지 얼굴 밑에 돼지 뒷발을 돼지 머리 위에 쓱싹 그렸다. 그리곤, 돼지 얼굴에 지폐며 동전을 정말 연필 가는대로 그려넣었다. 그러더니 돼지 주위 도화지 빈칸에 팔레트와 색연필, 학교에서 옛날에 받아온 "사랑의 빵" 저금통을 그렸다. 도화지 아래에는 지폐며 동전을 든 사람들을 네명 그렸다. 그리고 물감으로 쓱싹 완성했다. 은행도 그려넣는게 어떠냐는 나의 제안은 쿨하게 거절했다.

미술대회에 가면 나는 다른 아이들이 어떻게 그림을 그리는지 한번 둘러본다. 이렇게 둘러보는 것은 상당히 재미있다. 저 나이에 저런 그림을 그려내는 것이 신기한 아이들도 있는 반면, 아이 그림을 하나하나 간섭하며 아이와 티격태격하는 부모도 있으며, 참다 못해 부모가 화구를 드는 가족도 있었다.

나도 보모로서 아이의 실수와 아이가 더 잘 할 수 있는 부분이 매번 보인다. 그러기에 종종 나도 간섭을 많이 한다. 부모로서 실수를 통해 아이들이 배우도록 하기란 정말 힘들다. 해원이가 그림을 그리는 것을 지켜보며 나도 은행을 그려넣는게 어떠냐고 이야기 했다. 아내는 그것도 간섭이라고 여기는 듯 했다. 어디까지가 조언이며 어디까지가 간섭일까? 쉽지 않은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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