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다스리는 글

욕심을 비우면 마음보다 너른 것이 없고, 탐욕을 채우면 마음보다 좁은 곳이 없다.
염려를 놓으면 마음보다 편한 곳이 없고, 걱정을 붙들면 마음보다 불편한 곳이 없다.
-공지사항: 육아일기 등 가족이야기는 비공개 블로그로 이사했습니다.

2023년 4월 1일 토요일

어디서 부터 시작해야할까? - 2023. 4. 1(토)

  요즘 다시 심경이 복잡하다. 회사에서 일련의 일들로 "토사구팽"을 당하는 느낌도 들고, "물에 빠진 사람 건져 줬더니, 보따리를 내 놓으라는 것인가"하는 생각도 든다. 무엇이 문제일까?

  나는 지금 회사에서 두가지 일을 하고 있다. 회사내의 정보보안업무와 다른 회사가 사이버보안을 잘 하고 있는지 감독하는 일. 내 직장 상사란 사람은 이상한 말들을 한다. 회사 정보보안 업무는 내가 맡고 나서 달라진 것이 보이는데 다른 회사 사이버보안 감독하는 일은 무엇이 달라졌는지 모르겠다. 내가 하는 말도 일리가 있는데, 다른 사람이 하는 말도 일리가 있다. 새로운 기관장이 오면 자기가 본부장을 안하더라도, 회사 정보보안 업무는 나에게 맡겨야한다고 이야기하겠다고 한다.

  이런 말들을 듣는 나는 심경이 복잡하다. 그래서, 별 대답을 하지 않고, 듣고만 있다.

  이런 일들의 시작은 이렇다.

  나는 2020년에 사업을 하나 기획했다. 회사내의 특별한 문서들을 따로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2018년도 부터 회사내 정보화사업을 개편하는데 책정된 예산에서, 좀 더 할 것이 있는지 찾아보라는 당시 기관장의 특명이 있었다. 당시 기관장은 회사내 전산학과 출신들을 한명한명 불러서 이 일을 맡아달라고 면담을 했다. 나를 제외하고는 다 거절했다. 내가 제안한 아이디어를 당시 기관장을 포함한 여러 주요 부서장들이 지지해주었다. 문제는 이를 진행하려면 기존에 추진하던 사업을 상당부분 조정해야한다는 것. 이렇게 추진 중인 사업을 중간에 조정하는 일은 전례가 없었다. 우리 회사의 기획부의 수뇌들이 교체되었고, 유관 기관들과 쉽지 않은 협의를 거쳐 사업을 수정하여 추진하기로 했다.

  그렇게 기획된 사업이 이제서야 시작하려고 하고 있다. 그리고, 중간에 변수도 생겼다. 회사 정보보안 업무와 다른 회사 사이버보안 감독 업무를 분리하라는 "감사" 결과가 떨어진 것이다.

  회사 정보보안 업무는 어찌어찌해서 우리 부서에서 감사를 받고 책임이 있다고 결과가 나와 기획부서로 간 사람이 맡기로 한 모양이었다. 회사 정보보안 업무를 분리하는 협의를 하자고 통지가 왔다. 그런데, 몇몇 부서장이 나에게 문의를 한다. "당신이 추진하고 있는 그 사업, 내부 협의도 안하고 한거라면서?", "기획실에서 그 사업 완료되면 성과물 쓰지 않을 꺼냐고 묻던데?" 난 그냥 흘려들었다. 아, 넘겨받을 사업에 대하여 알아보는 과정에서 나오는 잡음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사업을 직접 수행하고 있는 나에게도 언젠가는 찾아오겠지하고 생각했다.

  그러나 왠걸. 업무를 분리하는 협의를 하자고 연락이 왔고, 기획부장, 본부장, 관련 실장들이 모였다. 회사 정보보안 업무를 맡으려고 하는 사람이 회의장에서 자료를 배포한다. 자료에 있는 것을 또박또박 내 앞에서 읽는데, 나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사업을 기획, 수행하는 과정에서 어떤어떤 부서를 포함하여 예상수요부서와 협의가 전무하다. 어떤어떤 부서 등 예상수요부서는 사업이 완료되어 구축되는 결과물을 사용할 계획이 없다. 유관 사업을 해 본 적이 전혀없는 협력사와 계약을 하려고 한다. 내 앞에서만이 아니라 내 직장 상사도 옆에 앉아 있는데, 내가 비밀프로젝트를, 결과물을 활용할 계획도 없이 (예산을 버려가며란 뜻이다), 얼토당토 않는 협력사와 계약해서 하려고 하고 있다는 보고자료가 내 앞에서 읊히고 있는 것이다.

  내가 배임으로 회사 주요 부서장들 앞에서 치죄당하고 있는 것이다.

  굳이 내 입장에서 이해해 보자면, 회사 정보보안 업무를 인수인계받는데 받기 싫은 일에 대해서 그 이유를 설명하는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식으로? 그리고 그 사람은 다른 회사 정보보안 업무를 감독하는 일을 불행스럽게 떠난 이후로도 우리 부서의 연구과제는 버젓이 참여하고 있다. 그것도 수년째!

  자기가 하고 싶은 일만,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하겠다는 뜻인가? 아니라면 어떻게 이해해야지?

  내가 십억이 넘는 회사 예산을 내부 협의도 전혀 없이, 쓰지도 않을 것을, 얼토당토 않는 업체랑 수행하고 있다고 읊으면서, 정작 나에게는 협의는 커녕 질문 한마디 안하고 이렇게 공식적인 자리에서 읊는 용기는 어디에서 나오는가? 이 자료를 만들고 보고하고 있는 사람의 부서장들은 검토나 한 것인가?

  그 사람의 부서장에게 항의했더니, 그 사람은 노조를 찾아가서 내가 자기를 강압적으로 대했다고 한다. 노조는 내 직장상사란 사람을 찾아가서 항의했다. 뭐라고?

  어이가 없어도, 이렇게 없을 수가! 내가 항의 안할 수 있는가? 항의했더니, 그 사람은 회사 정보보안 업무는 자기가 안 맡겠다고 한다.

  일이 참도 잘도 돌아간다. 내 직장 상사란 사람은 나에게 그 일만 맡기려고 한다. 할 사람이 없다고. 일이 아니라 사람에게 질린다. 정말 사람에게 질린다.

  나도 이제 그들처럼 하고 싶다. 이제 그만 찾아라! 낯 두꺼운 능력자 많은데 뭐! 무능력한 소리 씩씩하게 하는 능력자 많다.

  속마음을 드러내지 마라는 격언을 최근 읽고 게시했다. 조금 참는다. 새로운 기관장 오면 나도 할말이 많다. 못할게 뭐가 있나? 나는 잃을게 없는데.

  특정인들 과제 참여율 정리해달라. 특정인은 다른 부서로 보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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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 Jeong Ho

Lee, Jeong Ho
Biography: Bachelor: Computer Science in Korea Univ. Master: Computer Science in KAIST Carrier: 1. Junior Researcher at Korea Telecom (2006 ~ 2010) 2. Researcher at Korea Institute of Nuclear Nonproliferation and Control (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