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다스리는 글

욕심을 비우면 마음보다 너른 것이 없고, 탐욕을 채우면 마음보다 좁은 곳이 없다.
염려를 놓으면 마음보다 편한 곳이 없고, 걱정을 붙들면 마음보다 불편한 곳이 없다.
-공지사항: 육아일기 등 가족이야기는 비공개 블로그로 이사했습니다.

2020년 12월 31일 목요일

아는 만큼 보이고, 보고 경험한 만큼 알게 된다.

 요즘 나에게 무엇을 어떻게 바꾸어 갈 것인가가 화두다. 이것도 저것도 바꾸어 보고 싶은 것이 많다. 그리고, 그 바꾸고 싶은 것들 어떻게 바꿀까 생각하며 자료를 찾아보면 주옥 같은 자료들이 줄줄이 나타난다.

그리고, 그 자료들 일부를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게 공유하곤 한다. 그러다 얼마 전에 계시와 같은 일을 겪게 되었다. 같은 자료를 보더라도 그 의미를 다 깨닿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내가 찾은 자료를 공유한다 하더라도, 그걸 읽어보는 사람이 많지 않다. (나 스스로도 그렇다. 대강 훑어볼 뿐, 하나하나 읽어보지 못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이 읽어본다 하더라도, 그 활용가치를 깨닿는 것은 더더욱 어렵다는 것이다.

나는 몇년 전 겨우겨우 핵물질 국제운송이라는 업무를 해쳐냈다. 이미 수년이 지난 작업인데, 아직도 그 일을 한 경험을 법제도에 담는 작업은 진행 중이다. 그 일을 하는 회사 동료(엄밀하게는 선배)가 나에게 물었다. 국제운송을 준비하는 데 뭐 별달리 할 것이 있느냐, 운송 경로와 일정 같은 것들 보면 되는 것 아니냐라고 했다. 핵물질 국제운송을 할 때, 운송업자나 사업자가 해야할 일과 정부가 해야하는 규제업무를 법제도에 담으며, 최소 얼마 전에 운송업자와 사업자가 정부에 알려야하는가를 고민하며 한 질문이다.

이 질문을 나에게 한 선배는 핵물질 국제운송이라는 업무의 내 전임자이며, 내가 그 일을 하는 내내 옆에서 지켜본 사람이다. 내가 기억하기에 이 질문을 나에게 처음 하는 것도 아니다. 나도 대답을 몇번이나 했지만, 스스로 이해가 안되는지 이번에 나에게 또 질문을 한 것이다.

최근 IAEA에서 모로코와 스페인이 방사성물질을 국제운송하는 것에 대해 도상훈련한 것을 정리해서 자료료 발간했다. 이 자료에는 핵물질을 포함한 방사성물질을 국제운송할 때, 준비하고 챙겨야하는 것들을 정리해 놓았다. 이 자료를 찾아서 보내주었다. 그런데, 이런 생각이 든다. 이 자료를 보내준다한들 읽어보기나 할까, 읽어본다 한들 그 활용가치를 깨닿기나 할까.

"읽어 봤는데 별거 없던데!"

내가 최근 이 말을 다른 사람들로 부터 몇 번을 들었다.

여기까지 생각이 들자. 옛 정약용 선생의 글이 생각이 났다.

"대저 아무 노력도 하지 않고 그저 얻어, 비록 경천동지할 만고에 처음 나온 주장도 모두 심상하게 여겨 저절로 된것으로 생각하니, 피브로 스며듦이 깊지 않은 까닭이다. 비유하자면, 귀가집의 자제들이 나면서부터 고량진미에 배가 불러 꿩고기나 곰발바닥 같은 진귀한 음식조차 예사로 여기는 격이다. 그 결과 걸인이나 굶주린 사람이 마치 목마른 말이 시냇가로 내닫듯 하는 기상으로 허겁지겁 먹어대는 것이 없다. 다른 사람의 글을 읽으면 너무 쉽사리 내던져버리고, 제 선생이 가르쳐준 것마저도 모두 으례 그러려니 한다. 심지어 이를 괴롭게 여겨 진부한 말로 여기기까지 하니 어찌 걱정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아는 만큼 보이고, 보고 격는 만큼 알게 된다.

격물치지 하라고 했더니,

격식치미 만 일쌈으니

분노치미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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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 Jeong Ho

Lee, Jeong Ho
Biography: Bachelor: Computer Science in Korea Univ. Master: Computer Science in KAIST Carrier: 1. Junior Researcher at Korea Telecom (2006 ~ 2010) 2. Researcher at Korea Institute of Nuclear Nonproliferation and Control (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