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다스리는 글

욕심을 비우면 마음보다 너른 것이 없고, 탐욕을 채우면 마음보다 좁은 곳이 없다.
염려를 놓으면 마음보다 편한 곳이 없고, 걱정을 붙들면 마음보다 불편한 곳이 없다.
-공지사항: 육아일기 등 가족이야기는 비공개 블로그로 이사했습니다.

2011년 12월 15일 목요일

2011년 녹색생활실천 사례 공모에서 금상 수상 - 2011. 12. 16(금)

내가 활동하고 있는 시내버스 모니터단 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대전의제21이라는 단체에서 한통의 메일을 받았다.

대전의제21추진협의회에서 주최하고 대전시에서 후원하는 녹색생활실천사례 공모전에 참가해보지 않겠느냐는 내용이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내가 평소에 하고 있는 몇가지 사례를 정리하면 공모전에 참가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평소에 내가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출퇴근하는 이유, 우리 우주의 기저귀를 일회용을 쓰지 않고 천기저귀를 쓰는 것, 오래된 우리 집 창호때문에 낮은 난방효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틈틈히 정리해서 공모에 참가했다. 정리를 하면서 평소에 내 블로그에 정리를 해놓았던 것들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렇게 공모에 참가한 것이 별로 기대도 하지 않았는데 12월 16일 개인부문 금상을 수상했다. 금상 수상의 영광은 우리 우주에게 상금은 사랑하는 아내에게 돌리는 바이다.



짠돌이 아빠의 녹색실천
(공모작 원문)

    새내기 아빠가 되면서 생각이 많아졌다. 아이를 건강하게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아이를 잘 교육시키기 위해 가정경제를 튼튼하게 해야할텐데.. 이와 같은 이런저런 고민을 하기 시작하면서 내 일상생활을 다시 돌아보게 되었다. 매일매일 해오던 일들과 아이를 낳아서 기르게 되면서 해야하는 일들에 대해서 아이와 우리 가족의 미래를 위하여 조금 더 잘 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일상적인 일들을 개선해 나갈 때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한 것은 경제성이었다. 아기가 새로 태어나면서부터 가정의 경제적 부담이 더욱 커졌다. 아내는 육아를 위하여 직장을 쉬어야 했고, 얼마전 내 집을 마련하면서 진 가계 빚도 계속 갚아가야 했다. 그래서 생활지출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출퇴근을 자동차로 하던 것을 대중교통으로 전환했다. 이렇게 전환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집에서 직장까지는 7km 정도 되었다. 자동차로 출퇴근을 하면 교통체증을 감안해도 20분 정도 걸렸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을 포함해서 약 40분에서 50분 정도로 자동차로 출퇴근할 때에 비하여 두 배 이상 걸렸다. 한여름 더울 때나 한겨울 추울 때, 장마철과 같이 비가 올 때, 버스를 타러가는 것은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었다. 쉽고 빠르게 출퇴근을 할 수 있는 자동차라는 수단을 제쳐놓고 굳이 불편하고 시간도 두 배 이상 더 걸리는 버스를 이용해야할까라는 의구심이 자꾸만 들었다.

    이런 의구심을 참고 몇 달간 대중교통을 통한 출퇴근을 고집할 수 있었던 이유는 가장으로서의 책임감 덕분이었다. 아침에 집을 나서면서 주차장으로 향하고 싶은 마음이 들 때마다 몇만원이라도 아껴서 나중에 우리 아기가 컸을 때 책이라도 한권 더 사줄 수 있으면 그렇게 하자라고 생각하며 마음을 다 잡아갔다. 그렇게 몇 개월이 지나자 의구심도 자연스럽게 사라져갔고 이전에 미처 깨닫지 못했던 대중교통을 이용한 출퇴근의 장점도 알게 되었다.

    먼저 교통비 절감! 집에서 직장까지 왕복하면 하루 12km로 연비가 13km가 넘는 내 자동차로 출퇴근을 하면 하루 1L 휘발유면 충분했다. 휘발유의 리터당 2000원 정도하는 현재의 높은 가격을 감안해도 편도 1,000원 정도하는 버스로 출퇴근하는 것과 비용면에서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자동차로 출퇴근을 하면 한달에 연료비가 15만원 가까이 들었지만 버스는 육만원 정도밖에 들지 않았다. 이유는 출퇴근 시간의 교통체증 때문에 자동차의 연비가 공인연비에 훨씬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달에 10만원정도 아낄 수 있다는 것은 큰 돈은 아니다. 하지만, 이 돈으로 가족의 미래를 위한 적금을 들 수 있다는 것은 대중교통을 고집하는데 적지않은 힘이 되었다.

    대중교통을 이용한 출퇴근의 또 다른 장점은 삶을 되돌아볼 수 있는 여유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출근하는 버스 속에서 하루 일어날 일들을 되새겨 볼 수 있었고, 퇴근하면서 일과를 되돌아 볼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었다. 항상 잊어버리고 넘어가던 아내의 생일에 대해서 회상하고 제대로 계획할 것을 다짐하기도 했으며, 지어진지 오래되어 외풍이 심한 집의 창문들을 보완할 방법을 고민하기도 했다. 그리고 차장 밖으로 보이는 거리에 걸려있는 현수막이나 버스에서 틀어주는 라디오 방송을 통해 지역사회에서 대한 정보를 얻기도 했다. 주말에 한밭수목원에서의 행사나 대전시립미술관에서 열리는 전시회에 대한 정보를 얻어 가족과 함께 가보기도 했다. 그리고 버스에서 대전시의 시민모니터링요원에 대해서도 알게되어 활동하고 있기도 하다. 매일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출퇴근하는데 소요되는 한시간 반 정도의 시간은 그냥 낭비되는 시간이 아니었다. 삶의 숨은 진주를 캐낼 수 있도록 해주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봄에 태어난 아기가 재롱을 곧잘 부릴 때가 되니 어느덧 겨울이 되어가고 있었다. 아빠로서 맞이하는 첫 겨울은 정말 걱정이 많이 되었다. 지어진지 15년이 된 우리 아파트는 요즘 지어진 아파트에 비해 방풍이 잘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사를 온지 두해가 되었기에 추운 겨울밤 창문 틈을 통해 새어오는 칼바람의 매서움을 이미 겪어보았다. 한겨울 외풍 때문에 매일 아침 목이 칼칼하게 아팠으며, 감기도 여러 번 앓았었다. 돌도 지나지 않은 아기를 위해서라도 대책이 필요했다.

    먼저 시중에 흔한 문풍지를 설치해보기로 했다. 기온이 뚝 떨어진 어느 추운날 새벽에 창문틈과 문틈으로 들어오는 찬바람의 기운을 손으로 일일이 측정해보고 집안 곳곳에 문풍지로 그 틈들을 막았다. 그랬더니 문틈을 통해 들어오는 찬바람은 상당히 감소했으나 창문틈을 통해서 들어오는 외풍은 별로 줄어들지 않았다. 구조적으로 복잡한 미닫이식 창문의 틈을 문풍지로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창문을 통하여 들어오는 외풍을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다른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밀폐성이 뛰어난 창호로 교체하는 방법부터 기존의 창호에 창호틈새막이를 시공하는 것까지 다양한 방법이 있었다. 하지만 이들 방법은 경제성이 좋지 않았다. 많게는 수백만원에서 적게는 수십만원까지 비용이 들었다. 창문을 통한 외풍을 막는 방법은 의외로 경제적이면서도 간단하고 효과적인 방법이 있었다. 아예 창문 전체를 비닐로 막아버리는 것이었다.

    방풍비닐을 설치하는 것은 의외로 저렴하면서도 간단했다. 시중에는 몇만원씩하는 제품을 팔기도 했으나 이런 제품들을 살 필요도 없었다. 방풍비닐을 설치할 창의 크기를 재어서 농기자재를 파는 상점에 가면 그 크기대로 온실용 비닐을 잘라서 주었다. 비닐을 창문에 설치하는 것은 시중에서 몇천원에 살 수 있는 양면테입으로 해결할 수 있었다. 창호를 따라 양면테입을 붙인 후에 그 위에 비닐을 붙이면 되었다. 30평대 아파트의 세 침실의 모든 창을 시공하는데 재료비가 이만원정도 들었으며 설치하는데는 혼자서 한 시간도 채 걸리지 않았다. 비닐은 잘만 보관하면 이듬해 겨울 재활용할 수도 있다.

    효과는 상당히 좋았다. 설치 전에는 밤만 되면 창틈으로 외풍이 솔솔 들어오는 것이 손으로 느껴질 정도였는데 설치 후에는 완전히 차단되었다. 난방효율은 피부로 느껴질 만큼 개선이 되었다. 한 가지 단점이 있다면 침실의 공기를 환기시키기 용이하지 못하단 점이다. 창을 통해 환기를 시킬 수 없기 때문에 방문을 통해서 거실로 간접 환기를 시킬 수밖에 없다는 것이 불편하다.
 
    아기를 기르면서 무시하지 못하는 비용이 기저귀 값이었다. 종이기저귀는 인터넷쇼핑몰에서 대량으로 구매를 해도 개당 이백오십원이 넘는다. 태어난 지 일곱 달 반이된 우리 아기는 보통 하루에 열개 넘는 기저귀가 필요했다. 즉 기저귀만 해도 한 달에 칠만 원이 넘는 비용이 드는 것이다. 비용도 비용이지만 쓴 아기기저귀를 며칠간만 모으면 쓰레기의 양이 어마어마해진다. (일 년간 아기 한 명이 사용하는 일회용 종이기저귀의 양은 나무 일흔 두 그루에 달한다고 한다.) 아내와 나는 일회용 종이기저귀 대신 비용과 환경뿐 아니라 통풍이 잘되어 아기의 건강에도 더 좋은 천기저귀로 바꾸기로 하였다.

    천 기저귀를 쓰기로 스스로 결정한 것이 부모로서 자랑스러웠던 아내와 나는 내친김에 시중에서 파는 기성 천 기저귀를 사는 대신 직접 천 기저귀를 만들어보기로 했다. 그래서 우리는 대전 중앙시장 포목점에서 기저귀 천 두필을 사와 160cm 정도로 잘라 한 필당 열다섯 개 정도의 길이로 잘랐다. 그런데 문제는 천을 자른 면에서 실이 자꾸 풀어진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아내와 나는 자른 천의 양끝을 바늘로 감침질을 했다. 아내와 둘이서 감침질을 하는데 꼬박 이틀이 걸렸다. 이렇게 만든 기저귀들을 두 번 삶아 빤 후에야 사용하기 시작했다.

    종이기저귀에 비해서 흡수력이 좋지 않은 천 기저귀는 아기 변의 수분을 잘 흡수하지 못 한다. 이 때문에 배변 후 아기는 불쾌한 기분을 느껴 고음의 특정한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배변훈련을 하고 있는 것이다. 천 기저귀를 쓰면 종이기저귀를 쓰는 것에 비해 해야 할 일이 몇 배로 늘어난다. 대변을 본 기저귀는 따로 관리해야하며, 손빨래를 더 자주 해야 하고 주기적으로 삶아서 소독을 해야 한다. 이렇게 늘어난 일거리 때문에 자연스럽게 아내와 나는 더 협력하게 되었다. 그럼으로써 더 관계가 돈독해지고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 같다.  흡수력과 편이성에서 종이기저귀의 너무 완벽한 발달은 아기의 배변훈련 효과와 부부간의 협력증진이라는 개선의 여지를 아예 없애버린 것이다. 가장 놀라운 성공이란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유지하는 것이라는 개선의 법칙을 천 기저귀를 사용하면서 깨달았다.
 
    행복한 가정의 미래를 위해서 시작한 사소한 절약의 실천을 통해 많은 것들을 깨닫고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었다. 이런 실천들은 사실 경제적 이익보다는 스스로 나의 가족을 위해 내가 무엇인가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삶에 대한 주인의식을 고취시켜주는 효과가 더 크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작은 노력들이 모이고 모인다면 국가 경제에 도움이 됨은 물론 지속가능한 녹색성장을 위한 밑거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댓글 2개:

익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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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

너무 잘 읽고 갑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Lee, Jeong Ho

Lee, Jeong Ho
Biography: Bachelor: Computer Science in Korea Univ. Master: Computer Science in KAIST Carrier: 1. Junior Researcher at Korea Telecom (2006 ~ 2010) 2. Researcher at Korea Institute of Nuclear Nonproliferation and Control (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