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에 대해서 곰곰히 생각을 하다 떠오른 이야기가 하나 있다. 오래전 어렸을 때, 동화책에서 읽은 이야기이다. (계몽사문고 "옛날 옛적에" 아니면 "끝없는 이야기" 중 하나였으리라.) 이야기의 내용을 대강 기억을 더듬어보면 다음과 같다.
궁핍한 한 집안이 있었다. 궁핍함을 벗어나고자 이것저것 시도해 보아도 가세가 나아지지 않아 집안 어른들의 이마에는 늘 내 천자(川)가 가시지 않았다. 집안의 어른들이 수시로 모여 기울어가기만 하는 가세를 일으킬 묘안에 대해서 의논했지만 진척을 보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날, 이날도 집안 어른들이 모여 집안일을 의논한답시고 목청만 높이고 있는데, 이를 지켜보던 집안의 한 코흘리개가 당돌하게 한마디 했다.
"할아버지들 참 딱도 하십니다. 별로 어렵지도 않은 문제를 가지고 그리도 고생을 하십니까?"
집안 어른들은 이 코흘리개의 머리를 쥐어박아 주고 싶었지만, 지푸라기라도 잡아보자는 심산으로 그의 말을 더 들어보기로 했다. 그의 말을 들어본 어른들은 그에 따라 집안을 운영해보기로 했다.
그 코흘리개는 두가지 원칙을 제안했다. 첫번째 "누구든 삽작을 나서는 사람은 빈손으로 돌아오지 않는다"였고, 둘째 "식사는 정해진 시간에만 한다"였다. (셋째가 있었는지 잘 기억이 안난다.)
집안 어른들은 길일을 택해 제사를 올리고 집안사람들이 모두 참석한 자리에서 코흘리개가 제안한 원칙대로 실행할 것을 공언했다. 처음에는 사람들 모두 어리둥절했다.
대문을 나선 사람들은 빈손으로 돌아와선 삽작 앞에서 보이는 것 아무거나 줏어 들어오곤 했다. 하지만 날이 갈수록 쓸모있는 것을 줏어오기 시작했다. 아이들이 줏어온 돌맹이가 마당한켠에 쌓여갔으며, 어른들이 줏어온 지푸라기, 소똥 등으로 뒷마당에는 거름더미가 쌓이기 시작했다. 그해 가을에는 그 돌맹이로 싸리담장을 돌담으로 다시 쌓을 수 있었다.
시도때도 없이 밥을 달라는 사람때문에 하루종일 부엌에 매여있던 여자들은 하루 세번만 식사준비를 하면 되었다. 처음에는 식사시간을 못지켜 밥을 굶는 사람도 생겼지만, 점점 익숙해졌다. 남는 시간에 여자들은 길쌈이며 옷수선 등 생산적인 일을 할 수 있었다.
이렇게 코흘리개가 제안한 원칙을 지키며 한해를 지냈다. 사람들은 좋아진 가세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이야기로 부터 내가 깨닳은 "리더의 조건"은 바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행동원칙을 제시하는 능력"이다. 조직원들보다 반발 앞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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