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리아 문가의 자리에 머리가 하얗게 샌 노부부는 팥빙수를 먹고 있었다. 한눈에 보기에 편찮으신데가 있어 휠체어를 탄 할머니를 할아버지가 산책삼아 모시고 나온 것 같이 보였다.
롯데리아에서 팥빙수를 먹어보기는 처음이신지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각자 한 사발씩 팥빙수 그릇을 따로 시키셨다. 머리가 하얗게 되도록 두분은 아직 시내 여기저기 그렇게도 많은 패스트푸드 점에서 팥빙수를 드셔본 적이 없으신 것 같았다.
한 사발의 팥빙수를 한사람이 먹기에는 좀 크다. 그래서 그런지 두분은 팥빙수를 시키신지 꽤 되는지 팥빙수가 거의 녹아 있었다. 한사발의 팥빙수를 한사람이 다 먹으면 십중팔구는 배탈이 나는데도 두분은 꾸준히도 드셨다. 오히려 팥빙수 먹기에 지치신 할머니는 자신의 사발을 할아버지에게로 옮겨주시기 까지 했다. 음식을 남기면 안되기에..
노쇄하신 얼굴 표정에 생기하나 없는 손놀림으로 두분은 그렇게 말없이 팥빙수를 드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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