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다스리는 글

욕심을 비우면 마음보다 너른 것이 없고, 탐욕을 채우면 마음보다 좁은 곳이 없다.
염려를 놓으면 마음보다 편한 곳이 없고, 걱정을 붙들면 마음보다 불편한 곳이 없다.
-공지사항: 육아일기 등 가족이야기는 비공개 블로그로 이사했습니다.

2019년 2월 1일 금요일

나이와 건강 - 2019. 2. 2(토)

요즘 나이가 들었음을 부쩍 느낀다. 치아 문제 뿐만 아니라 몸의 다른 부분들도 이제 점점 건강에 문제가 있음을 알리는 경보를 울리기 시작했다.

그 중 하나가 발목이다. 왼쪽 발목에 아주 오래전 부터 약간의 통증이 있었다. 걷거나 뛰거나 한다고 통증이 느껴지지는 않았지만, 발목 안쪽 복숭아뼈 아래를 누르면 약간의 통증이 느껴졌다. 오른쪽 발목은 전혀 그렇지 않아 나는 예전에 축구를 하다가 발목을 다친 후유증이라 생각했다. 예전에 KT 네트워크 연구소에 다닐 때, 사내에 있는 잔디 축구장에서 매주 목요일 축구를 즐겨했다. 그때, 거구의 부장님께 발을 밟힌 적이 있는데, 발의 바깥쪽을 밟혔는데, 발목 안쪽에 멍이 들만큼 심했다. 나는 복숭아뼈 아래를 누르면 느껴지는 통증이 그때 부상의 후유증이거니 생각했다.

그런데, 발목 통증의 진정한 원인을 최근 알게 되었다. 작년 11월 말에 울진에 검사를 갔는데, 거기서 술을 좀 많이 먹었다. 검사인지 행사인지 모를 만큼 검사하는 것을 보겠다는 사람들이 많이 왔다. 참관인들이 올때마다 저녁에는 식사와 함께 술잔이 오고 갔다. 술과 고기를 많이 먹게 된 것이다.

이전 같았으면 그 다음날 정도 속이 불편하거나 머리가 아프거나 하고 말았을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달랐다. 검사를 마치고 복귀했는데 왼쪽 발목이 아팠다. 특정 부위를 만질 때만 약간의 통증이 느껴졌던 예전과 다르게 걷기가 불편할 만큼 발목이 붓고 아팠다. 검사 때 혹시 발목을 접지른 것이 아닌지 기억을 더듬을 만큼 불편했다.

며칠이 지나도 통증이 나아지지 않아 병원을 찾았더니, 통풍이라고 했다. 평소 건강검진 때 혈중 요산수치가 약간 높게 나온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그래도 증상이 없어서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었다. 나를 진료한 의사는 통풍은 약을 계속 먹어야 한다며 6개월치 약을 처방해 주려고 하였다. 나는 의사에게 약 이외에 통풍을 다스리는 방법을 물었고, 의사는 술과 고기를 먹지 말라고 했다.

그때부터, 나는 나의 식단을 바꾸었다. 내가 좋아하는 다큐멘터리 중에 "목숨걸고 편식하다"라는 것이 있다. 병을 식으로 다스리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나도 평소 탄수화물, 단백질 중심의 식단을 채식으로 바꾸기로 했다. 오정동 농수산물 시장에 가서 오이, 당근, 상추, 브로콜리, 파프리카, 시금치, 콩나물, 버섯을 샀다. 오이와 파프리카는 생것을 썰고, 당근은 채로 만들어 볶았다. 콩나물, 시금치, 브로콜리, 버섯은 잘라서 대쳤다. 이렇게 준비해서 아침과 점심으로 비빔밥을 만들어 먹었다. 밥을 먹을 때, 상추는 씻어서 손으로 뜯어서 같이 먹었다.

그렇게 작년 12월 올해 1월 이렇게 2개월간 먹었다. 그랬더니 몸무게가 3kg가량 줄었다. 그보다도 이전에 손으로 누르면 아프던 발목의 통증도 함께 사라졌다. 부상의 후유증이 아니라 높은 요산수치의 증상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이제 몸도 달래며 써야할 나이가 되었다. 약간 서글프기도 하지만, 이 또한 내가 모르던 나에 대해서 하나 더 알게된 것이다. 젊음이란 자신의 육체의 한계를 신경쓰지 않고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때라는 말의 뜻이 새삼스럽다. 나는 그 시절을 지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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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 Jeong Ho

Lee, Jeong Ho
Biography: Bachelor: Computer Science in Korea Univ. Master: Computer Science in KAIST Carrier: 1. Junior Researcher at Korea Telecom (2006 ~ 2010) 2. Researcher at Korea Institute of Nuclear Nonproliferation and Control (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