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직장 상사들은 그가 홍보하는 찬란한 결과에 매료되었다. 실무에서 손을 뗀지 오래된 그들 역시 결과를 얻기 위한 과정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주목하지 않았다. 그 결과를 얻기 위해 발벗고 뛰어야할 주자가 자신이 아니기에 신경쓰지 않았다.
그러나, 직장 동료나 후배 몇몇은 그가 말하지 않는 것이 무엇인지 간파하였다. 그러나, 그들은 그들이 우려하는 사실을 말할 수 없었다.
그는 자신의 말을 믿고 모여든 사람들로 팀을 꾸리고, 회사의 재원을 확보해 과제를 만들어 추진했다. (모여든 사람들은 그의 말을 믿었다기 보다는 그와 함께 회사의 주목을 받기 위해서 인지도 모른다.) 그가 말하는 장미빛 결과를 믿은 회사는 그의 팀을 전폭적으로 지원해주었다.
과제를 하면서 그의 팀은 깨닳기 시작했다. 그들의 목표가 얼마나 달성하기 힘든 것인지를... 그들은 다른 사람의 탓을 하기 시작했다. 그들이 필요한 것을 가진 다른 부서에서 제때, 제대로된 형태로 그들에게 전달해 주지 않는다며 불평하기 시작했다. 그는 외부에서 전문가를 자기 팀 신입사원으로 영입하기도 했다.
그런 그의 팀의 행보는 어쨌든 회사의 화제가 되었다. 그의 과제가 잘 되는 것과 상관없이 그와 그의 팀은 어려운 일을 하고 있으며, 그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 좌충우돌하고 있는 것처럼 비추어졌다.
그는 승진을 했다. 그가 말한 과제를 마무리하기도 전에, 그는 승진해서 그의 팀을 떠났다. 그의 팀원들은 그가 떠나버린 그 과제의 뒤치닥거리가 두려워 그들 역시 허둥지둥 팀을 떠났다.
결국, 남은 이는 그가 마지막에 외부에서 전문가랍시고 영입한 신입사원이었다. 그에게 모든 짐이 남겨졌고, 그 역시 포기를 했다.
그는 회사의 귀중한 돈을 수십억을 아무 결과도 없는 곳에 쓴 댓가로 승진했다. 그 팀의 구성원 중 누구도 자신들의 뒤를 깨끗이 하지 못했다. 그리고 아무도 그 책임을 묻지 않는다. 모두 승진을 위해서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것인지도 모른다.
귀중한 회사의 재원으로 승진 쇼를 한 그를 포함하여
옥석을 가려내지 못한 의사결정자들.
벌린 일에 대한 책임을 회피한 그 팀원.
그들을 말리지 않았던 동료들.
그들은 모두 과제조작단이다.
고목이 좀 먹어 스러지듯
회사는 과제조작단으로 좀 먹는다.
* 대부분의 아름드리 고목은 개미 등 벌레가 먹는 좀 때문에 스러진다.
(큰 바람으로스러지는 고목은 손에 꼽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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